엔카

현대 아반떼와 더불어 국산 준중형차를 대표하는 모델. 하지만 아반떼의 그늘에 가려 늘 2인자로 살았던 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아가 작정하고 만들었나 봅니다. 일단 디자인부터 확 좋아졌습니다. 앞뒤 모습이 잘 생겨졌고 보디 길이도 아반떼보다 70mm 키웠습니다. 실내도 최신 트렌드를 따라 플로팅 타입 모니터를 얹었습니다. 감성품질과 디자인, 사용성과 실용성 모두 아반떼를 앞지르는 듯합니다.

결정적으로 새 엔진과 변속기가 K3의 무기입니다. 사실 수치(123마력)와 스펙(CVT) 때문에 불신이 있었을 텐데요. 막상 타보니 가속이 훌륭하고 실내도 조용했습니다. 연비는 뭐, 웬만한 하이브리드를 웃돌더라고요. 이 수준이면 아반떼 AD를 누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2018년 4월 판매량에서 아반떼를 이겼다지요.

여기까지는 좋은 얘기들이었습니다만 약점도 존재합니다. 가령 하체 세팅은 아반떼 AD가 한 수 위입니다. 아반떼의 부드럽고 쾌적한 승차감에 비하면 올 뉴 K3는 살짝 덜컹거리고 흔들거립니다. 아반떼 AD 서스펜션이 30만원짜리 느낌이면 올 뉴 K3는 20만원짜리 느낌이랄까요. 인조가죽시트 질감이 아반떼 AD의 것보다 나쁜 것도 아쉬웠습니다. 아반떼 AD는 인조가죽도 천연가죽처럼 쓸 만합니다. 게다가 올 뉴 K3는 최고급형인 노블레스에서 시트팩을 설정해야 천연가죽시트를 달 수 있습니다.

차의 ‘이미지’도 살짝 거슬립니다. 기아 K 시리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양카’ 내지 ‘할부차’ 같은 게 있잖아요. 결정적으로 같은 파워트레인을 쓴 더 뉴 아반떼 AD가 출시됨에 따라 판매 면에서도 조금 밀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분명 추천할 만한 차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아반떼를 넘기 힘들지만 충분히 경쟁력 있는 소형차”예요. 여러분이 준중형 세단을 보고 있고 아반떼나 현대를 싫어한다면, 아니면 아반떼보다 조금이나마 젊은 감각을 원한다면 주저 없이 선택해도 좋습니다. 올 뉴 K3는 <모카> 추천 모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