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카

국내 준중형차 시장의 대표 모델은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입니다. 르노삼성 SM3는 너무 오래됐고 쌍용은 준중형 모델이 없으니 결국 현대랑 기아가 파이를 나눠 먹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현기를 극혐하는 사람’은 어떡해야 할까요? 그 대안이 바로 쉐보레 크루즈입니다. 한국지엠의 준중형차로서 현대 아반떼와 경쟁하지요. 이번에 다룰 모델은 그 중에서도 초대 크루즈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어메이징 뉴 크루즈’입니다.

어메이징 뉴 크루즈는 2015년 1월에 나왔습니다. 앞모습은 북미형에서, 뒷모습은 중국형에서 가져온 혼종 모델입니다. 쉐보레는 ‘쉐보레 디자인의 미래를 담은 스타일링’이라고 말하지만 시장 반응은 좀 달랐습니다. 가장 많이 바뀐 뒷모습에 대해 악평이 대부분이었기 때문. 오히려 디자인 완성도 면에서는 초기형이 더 낫다는 말이 많은 걸 보면 실패한 모델 체인지라고 여겨집니다.

디자인에 대한 혹평은 판매 면에서도 드러납니다. 못 생겼고, 차도 나온 지 7년이 넘었고, 결정적으로 값이 쓸 데 없이 비쌌기에 잘 안 팔렸습니다. 가령 필수적이라고 여겨지는 장비들을 넣으면 중형차를 위협할 가격이었으니 말 다했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어메이징 뉴 크루즈를 새 차로 살 때의 얘기. 여기서 중고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비슷한 조건의 현대 기아 라이벌보다 오히려 100만~200만원 싸게 살 수 있거든요. 새 차는 더 비쌌으면서.

결국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1,000만원 초반의 예산으로 쓸 만한 준중형차를 찾고 있다. 그런데 현대 아반떼나 기아 K3는 싫다. 이런 분들께는 이 차가 적절하게 맞아 떨어질 것입니다. 반대로 이와 비슷한 처지가 아니라면 구매를 조금 더 고민해 보는 걸 권합니다. 6단 자동변속기 성능이 엉망이고 실내 공간이 옹색해 웬만큼 쉐보레에 꽂힌 게 아니라면 후회할 수 있거든요. 정비망이 다른 국산차보다 열악하고 부품 값이 비싼 것, 엔진 소음이 비교적 큰 것도 이 차의 약점으로 꼽을 만한 포인트입니다. 따라서 값이 매력적일지라도 구매 전 시승으로써 본인 성향에 맞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