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카

‘프레임 보디’는 골격이 튼튼합니다. 그래서 울룩불룩하고 거친 도로 주파하기 좋습니다. 그런 데를 다녀도 차가 잘 안 망가지거든요. 이런 장점 때문에 유독 프레임 보디만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유의 강건한 감각에 매료된 거겠지요. 그들에게 마련된 선택지는 기아 모하비와 쌍용의 G4 렉스턴. 문제는 모하비 시작가가 2019년 9월 기준 4,700만 원이라는 것입니다. 부담스러운 가격표를 달았죠. 뭔가 ‘호구’ 된 기분도 들고.

G4 렉스턴은 그런 이들에게 좋은 대안입니다. G4 렉스턴도 모하비처럼 대형 SUV를 자처하는 프레임 방식 모델이거든요. 막강한 장점은 값이 모하비보다 훨씬 저렴한 3,439만원부터 출발한다는 겁니다. 주력 등급인 마제스티 스페셜은 좋은 장비를 가득 담고도 그저 3,856만원을 받지요. 한 마디로 말해 “G4 렉스턴은 크기에 비해 값이 싼 차”입니다. 프레임 방식 대형 SUV를 고려했던 이들이라면 매력적인 제안일 수밖에.

하지만 덜컥 지르기 전에 분명한 약점을 잊지 맙시다. 일단 주행감에서 프레임 보디 특유의 투박함이 스며 있습니다. 승차감이 썩 좋지 않고 굽잇길 달리기도 부담스럽거든요. 또 엔진 힘이 덩치에 비해 약합니다. V6인 모하비와 달리 직렬 4기통 디젤인 것도 G4 렉스턴의 열세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조사가 ‘쌍용’인 것도 선택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쌍용차가 으레 그렇듯 인테리어가 급에 비해 싸 보이고 안팎의 조립 품질이 거칩니다. 다른 국산차 대비 부족한 AS망과 비싼 부품대도 이 차를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이유. 조만간 현대와 쉐보레에서 다른 대형 SUV의 데뷔를 예고한 것도 ‘이걸 지금 사도 되는지’에 관해 생각해 볼만한 동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