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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랭글러 루비콘 2도어, 온로드에서의 평가는?

2019.06.28 이정현 기자

코드네임 JL의 4세대 랭글러. 윌리스 MB까지 끌어들이면 6세대쯤 된다. 역사가 길다. 이번 신형은 12년만에 모델 체인지 됐다. 스타일 변화는 또렷하지 않다. 대신 디테일에서 달라진 게 몇 가지 보인다. 예컨대 헤드램프는 LED 광원을 썼다. 눈매가 총명하다. 주간주행등도 LED화 됐다. 테일램프도 LED 그래픽을 발라 신형 느낌을 낸다. 다만 2도어/4도어 스포츠 모델은 구형처럼 할로젠 헤드램프와 벌브 타입 테일램프를 쓴다. 이때는 구형인 JK와의 차이를 감지하기 힘들다.

참고로 랭글러는 스포츠, 루비콘, 루비콘 파워탑, 오버랜드로 나뉜다. 2도어(스포츠, 루비콘)까지 합하면 선택지가 여섯 개다. 다양한 라인업 만큼 모델 간 차이점이 있다. 구매 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우선 ‘스포츠’는 가장 저렴하다. 천장이 직물 소프트톱이다. 루비콘 이상부터 들어가는 LED 헤드램프 대신 누런 할로젠 헤드램프와 벌브 타입 테일램프를 단다. 주간주행등도 할로겐 벌브 타입이다. 그 위로는 루비콘이 자리한다. 루비콘 강을 건널 수 있다는 정통 오프로더다. 스포츠와 달리 하드톱이지만 지붕과 문짝은 떼어낼 수 있다.

‘루비콘 파워탑’은 루비콘의 하드톱 대신 전동식 캔버스톱 달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루비콘의 오픈톱 버전이다. 녀석은 버튼 하나로써 천장 열고 오픈에어링 즐길 수 있다. ‘오버랜드’는 기존 사하라 모델을 대체한다. 사하라가 그랬듯이 펜더와 천장 등에 보디 컬러 페인트를 입힌다. 루비콘에 없는 사이드 스텝도 달렸다. 스페어 타이어도 하드 커버로 타입. 휠은 루비콘보다 1인치 큰 18인치다. 타이어 역시 루비콘의 머드 타이어가 아닌 온로드용 타이어를 끼웠다.

인테리어는 외관 진화보다 큰 폭으로 발전했다. JK 랭글러는 트럭처럼 투박했는데 말이다. 일단 8.4인치 모니터가 눈길을 끈다. 그래픽이나 작동감도 준수하고 휴대폰 연동 기능(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해서 쓰임새가 좋다. 계기판 사이에도 7인치 모니터가 생겼다. 공장 설비 같았던 JK의 것에 비하면 화려하기까지 하다. 디테일도 좋다. 볼트를 노출 시킨 게 돋보인다. 곳곳에는 메탈 페인트를 입혔고 빨간색 스티치까지 둘렀다. 전반적으로 구형보다 재질감과 만듦새가 좋아졌다. 다른 브랜드 양산 승용차보다는 여전히 떨어지지만 랭글러니까 용서할 수 있을 터.

승용차만 타던 필자 같은 사람들은 이런 아쉬움들이 눈에 뜰 것이다. 가령 천장은 내장 마감이 전혀 안됐다. 아이스박스 안에 탄 듯한 기분이다. 문 틈에는 프레임이 그대로 드러났다. 유난히도 노란 컬러가 자꾸 눈에 밟힌다. 고석연 기자는 “날것 같은 디테일이 매력”이라고 했다. 랭글러 마니아들은 고 기자처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어디까지나 '승용차만 타던 사람' 입장에서 말할 뿐이다.

운전석에 올랐다. ‘앉았다’보다 ‘올랐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문턱이 높아 타고 내리기 만만치 않다. 루비콘은 사하라나 오버랜드에 달린 사이드 스텝도 없다. 앞쪽 시야는 시원하게 펼쳐진다. 카니발이 작게 느껴질 정도다. 사이드 미러도 큼지막하다. 투박하게 생겼지만 직관적이다. 그래서 맘에 든다. 시트 가죽 질감은 부드럽다. 장기 보유 관점에서는 이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엉덩이 모양 따라 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트렁크 공간을 포기하면 뒷좌석도 쓸 수 있다. 역시나 타고 내리기는 불편하지만 공간감만큼은 합격이다. 루비콘 파워탑 뒷좌석에도 잠깐 타볼 기회가 있었다. 4도어는 패밀리카로 써도 될 만큼 여유롭다. 대신 시트 등받이 각도가 직각에 가까운 건 치명적이다. 오랜 시간 탑승하기에 어려울 것 같다. 찾아보니 애프터마켓에서 각도 조절 되게끔 개조 많이 한단다. 참고로 루비콘 파워탑과 오버랜드는 트렁크에 마련된 스피커 때문에 한쪽만 작업할 수 있다.

버튼을 눌러 엔진을 켰다. 제법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크랭크가 돌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2.0L 가솔린 엔진만 들여왔다. 다운사이징 추세에 따라 배기량을 줄인 것. 실린더도 두 개 줄었다. 부족한 출력은 과급기를 달아 해결했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덕분에 연비가 좋아졌다. JK 시절 V6 3.6L 가솔린 엔진보다 L당 1~2km 더 달릴 수 있다(루비콘 2도어 복합 연비: 8.7km/L).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배기량이 줄어듦에 따라 연간 자동차세도 40만 원 가까이 저렴해졌다. JK에 비하면 확실히 경제적이다.

힘도 충분하다. 제원 상 최고출력은 272마력으로 조금 줄었다. 하지만 최대토크는 40.8kg·m로 오히려 올랐다(JK 3.6: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5.4kg·m). 저회전부터 뿜어져 나오는 토크감이 만족스럽다. 1단에서는 짧은 휠 스핀이 날 정도다. ‘정말 빠르다’는 건 아니지만 교통 흐름 놓치지 않고 달릴 만하다. 출력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하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단점도 눈에 들어온다. 가령 머드 타이어의 웅웅거리는 소음이 거슬린다.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처럼 시끄럽다. 온로드에서의 주행성도 아쉽다. 운전대 중심감이 헐거운 느낌이다. 리서큘레이팅 볼 타입 스티어링 휠과 두꺼운 머드 타이어가 만나 조향감을 망쳤다. 따라서 무턱대고 속도를 올리기 무섭다. 서스펜션 스트로크도 상당히 길다. 코너를 만나면 차체가 크게 기운다. 이 역시 불안한 요소다.

이번 시승은 일상 주행에 초점을 맞췄지만 오프로드 주행성 관련 스펙도 간략히 살펴보자. 우선 루비콘과 루비콘 파워탑은 ‘락-트랙’ 사륜구동을 탑재한다. 트랜스퍼 케이스를 키우고 앞뒤 디퍼렌셜 잠금 장치를 단 본격적인 오프로더다. 바위를 오를 때나 굽이진 산길을 지날 때에는 사륜구동 전환 레버를 4L로 설정하면 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스웨이바도 분리할 수 있다.

반면 스포츠와 오버랜드는 ‘셀렉-트랙’ 사륜구동을 채택했다. 락-트랙 사륜구동의 하위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기어비가 차이난다(락-트랙 4:1, 셀렉-트랙 2.72:1). 디퍼렌셜 잠금 장치나 스웨이바 분리 기능도 빠진다. 그래도 웬만한 지형은 가뿐히 통과할 수 있다. 스포츠나 오버랜드만 돼도 다른 SUV들이 엄두 못 내는 험로를 가볍게 주파한다.


시승을 마치며...


랭글러 루비콘을 타고 300km를 달렸다. 트립 컴퓨터를 확인해보니 연비가 100km 당 11.2L를 기록했다. Km/L로 환산하면 L당 8.9km쯤 나온 거다. 1.8톤에 달하는 덩치를 생각하면 생각보다 괜찮은 수치다.

랭글러 루비콘의 온로드 주행 평가는 75점이다. 75라는 숫자는 랭글러로서 결코 나쁘지 않다. 이 차는 오프로드 성능에 '몰빵'한 녀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루비콘이 아니라 오버랜드였다면 85점쯤 받았을 것이다. 2,000cc짜리 가솔린 엔진은 생각보다 강했다. 경제성도 예상보다 좋았다. 인테리어도 납득할 만했다. 랭글러를 흘깃거리는 사람들이 전부 마초는 아니다. 디자인에 반해 지른 뒤 시내에서만 타는 사람도 많다. JL 랭글러는 이제 그런 이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포용력이 생겼다.

전문가 평가

89.3
  • 90 파워트레인
  • 90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95 안전성
  • 95 최신 기술
  • 85 가격 & 실용성
  • 8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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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이정현 기자 urugonza@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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