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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없는 전기차 시장, 아이오닉 5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현대차의 대응

지난 3월, 현대자동차의 볼륨 EV '아이오닉 5'의 페이스리프트가 공개되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자동차의 1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최초로 적용된 바 있다. 프로젝트 'NE1' 아이오닉 5가 공개된 건 2021년으로, 한창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돋보기던 시기였다. 역설적으로 전기차 출고가 가장 어려웠던 당시였기도 하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있었다. 공장 가동이 멈추고 물류 네트워크가 마비되면서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해지지만, 반대로 적극적인 정부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한 내구소비재 시장은 탄력을 받았다.

즉,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테슬라의 모델 Y가 세계 단일 차종 판매량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했고, 세계 경제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던 전기차가 현대차의 아이오닉 5였으니 현대차의 위상은 달라 보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무엇보다도 아이오닉 5는 현대 차이자 대한민국의 첫 고유 모델이었던 '포니'를 오마주한 차량이었으니, 새로운 플랫폼으로 포니의 헤리티지를 재해석한 아이오닉 5는 남다른 의의를 지닌 차종이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2024년, 아이오닉 5의 페이스리프트는 다소 위축된 분위기에서 공개된 듯 느껴진다. 우선 대한민국 내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꺾였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중국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이며, 유관 기업들의 매출액은 늘더라도 영업익은 감소하는 현황이다. 그리고 전기차의 급격한 성장세에 비해 인프라나 사회적 인식이 뒷받침되어주지 못한 감도 있다. 일례로 충전 시설 에티켓이 잘 알려지지 않고, 화재 위험성과 별개로 발생률이 과장되고 있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택시에서 느낀 멀미로 인해 인식이 안 좋아졌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소비 심리라는 것은 제품의 절대적 가치보다도 시장의 인식을 따르기 마련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특히 유럽 지역의 자동차 기업들은 브랜드의 전동화 로드맵을 수정하고 있다. 유럽 연합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출가스 규정을 완화했으며, 배터리 수명과 타이어 분진 관련 항목을 추가하여 전기차의 지원폭을 낮췄다. 염가형 전기차를 앞세우는 중국 산업을 견제하기 위함이며, 이미 규모 경제를 앞세우던 중국 2차 전지에 의해 한국 배터리 3사도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시기이다. 그렇게 정세가 급변하니 전기차에 대한 이목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근데 필자가 생각하는 전기차 시장의 흐름은 다르다. 원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고도 평가되고, 그에 따른 거품이 끼었을 뿐 시장은 순리대로 흐르고 있다. 원래 현대차의 영업익 대부분은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창출했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여 세계 시장의 약 4%를 차지한 전기차는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불과 7%를 밑돌았다고 한다. 아무렴 시장 규모가 더 컸더라도, 전기차의 예비 소비자들은 대부분 차량을 구매했기 때문에 침체기는 찾아올 수밖에 없다. 매스컴은 '캐즘'이라고 표현한다. 지금은 경쟁사의 진입 대비 소비자의 유입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순리대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꾸준히 더 나은 전기차를 만들면 된다. 그런 측면에서 현대차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근거가 이번 아이오닉 5의 페이스리프트다. 아이오닉 5는 분명 더 나은 전기자동차가 되었다. 더불어 가격이 동결되었다는 점, 전기자동차의 출고가 대비 성능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일반 소비자들도 ICEV 대신 BEV를 택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번 아이오닉 5의 페이스리프트를 살펴본 바 제품성 변경이 아닌 '개선'이 확실한데도, 전기차 시장의 약세로 인해 그 가치가 강조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

우선 디자인부터가 멋스러워졌다. 큰 차이는 전후면 범퍼와 휠 디자인이다. 전면 범퍼는 기존 아이오닉 5에 비해 폭넓고 낮은 스커트 형상을 추구하고 있다. 덕분에 전반적인 실루엣이 훨씬 날렵하고 와이드해 보인다. 클래식 포니의 쐐기 형태를 더욱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리어 범퍼는 디퓨져를 보다 깔끔하게 마감한 느낌, 큰 차이보다는 신차 다운 분위기를 강조해 주는 모습이다. 사변적으로는 새롭게 디자인된 20인치 휠이 마음에 들었다. 에어로 디자인으로 두꺼운 플레이트가 자리 잡고 있지만, 멋을 꾸며내는 은색의 얇은 라인들이 날렵하고 개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실내 디자인도 개선점이 있다. 우선 유니버설 아일랜드라 칭하던 센터 콘솔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와 컵홀더의 배치를 변경하여 사용성을 개선한 것이다. 그리고 센터 스크린에 통합되어 있던 시트 편의 기능들을 버튼식으로 배치한다. 스크린에는 현대자동차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가 접목되기 시작했고, 추가로 기존 아이오닉 5엔 생략되었던 리어 와이퍼가 부착되었다. 전반적으로 미니멀 디자인 트렌드에 따라 생략되던 장비들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선택 적용하는 자세로 돌아선 것 같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 디자인 변경만이 아니라 일부 편의 장비들도 보강되었다. 지능형 헤드램프와 디지털 룸미러, 2열 리모트 폴딩, 각종 주차 보조 기능들이 주요 개선 사항들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변화는 정전식 그립 감지 스티어링 휠이 아닐까 싶다. 스티어링 휠에 손만 올리고 있어도 ADAS 시스템 작동이 유지된다. 전동식 시트 슬라이딩과 넓은 각도의 리클라이닝, 평탄한 바닥 공간과 실내 V2L을 품은 뒷좌석 공간은 탈 때마다 느끼지만 거주성이 정말 훌륭하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강점은 단지 디자인과 편의성 개선뿐만이 아니다. 배터리 용량을 늘렸다. 대략 77.4KWH 용량이었던 배터리팩이 84KWH로 거의 10%가량 높아진 셈이다. 항속거리도 417km에서 451km로 그에 준하는 비율로 향상되었다. 이제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 이동은 수월해졌다. 용량 및 편의성 보강에 따라 공차중량은 70Kg가량 상승했다. 여기서 무작정 용량을 늘리는 건 오히려 손실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아이오닉 5 페이스리프트의 개선은 적정선으로 사용성을 개선한 듯 느껴진다.

그리고 배터리 용량까지 늘렸음에도 가격을 거의 동결시켰다는 점이 매력이다. 중국 생산분을 수입해 오는 테슬라의 기세를 의식한 것 같기도 한데, 아무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전기차의 구매 조건이 정말 합리적으로 변화했다. 특히 2024 전기차 보조금 규정으로도 아이오닉 5는 높은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보조금 수혜를 받는 경우 타사 차량들과 비교해서도 아이오닉 5의 가격 대비 편의성은 정말 훌륭하다. 지금은 그런 상품성을 떠나 전기차에 대한 소비 자체가 위축되어 있는 시기라 판매량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전기자동차는 직접 주행해 보면 뛰어난 정숙성과 매끄러운 가속감에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충전은 개개인의 루틴과 인프라에 따라 편리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지 대한민국의 충전소 설치 대수 같은 정량적인 지표로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직접 이용해 보는 것과 소문으로 접해지는 불편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필자 또한 전기차의 충전이 생각보다 큰 번거로움이 없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단, 완속 충전이 아닌 급속 충전은 예상보다 충전비용이 크게 저렴하진 않다는 점 정도가 아쉬웠다.

알수가 없다. 현시점에서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미래 중 정답은 없다. 정답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더욱 모르는 미래다. 하지만 다수 기업과 기관들이 로드맵을 수정하는 와중에도, 결국은 전기자동차의 독점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본질은 '친환경'이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함께 전기 모터 기반의 자동차는 꾸준히 개발과 개선 과정을 거쳐갈 것이다. 예전 같은 스포트라이트는 없더라도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훌륭한 상품성 개선을 이룬 현대자동차의 행보가 언젠가는 빛을 발하리라 생각된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정답이 없는 시장'을 주제로 이야기를 작성했다. 아이오닉 5의 상품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판단했고, 그런 생각에 비해 시장의 반응은 더욱이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기형 아이오닉 5의 재고 물량이 소화되고 사회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더 뉴 아이오닉 5의 판매량도 다시금 탄력을 받지 않을까 싶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150여 년 역사에 비하면, 전기자동차 시장의 활성화는 아직 짧은 기간에 불과하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에서 퍼스트 무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뛰어난 상품성은 여전한 가치가 맞다.

글/사진: 유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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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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