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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만 원으로 충분할까? 기아 EV5 엔트리 트림 시승기

기아 EV5 롱레인지 에어 2WD, 다시말해 엔트리 트림을 시승했습니다. EV5는 기아의 준중형 전기 SUV다. EV3와 같은 전륜 기반형 E-GMP 플랫폼을 활용하지만, 더욱 큰 공간과 넓은 공간을 보유한다. 한국 시장에서는 2025년 3분기에 정식 공개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중국형이 2023년에 EV3보다 앞서 출시된 바 있기도 하다. 대신 국내 사양에는 LFP가 아닌 CATL에서 공급하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적용하고, 실내 구성과 편의 옵션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상품성을 가다듬었다.

EV5는 전륜구동 E-GMP를 채택하는 EV3나 EV4와 함께 '보급형' 전기차 포지션을 담당한다. 때문에 기능보다도 가격이 관건이었고, 출시 당시 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후 엔트리 트림 '에어'의 시작 가격은 4,855만 원에 확정된다. 어스트림은 5,230만 원, GT라인은 5,340만 원이다. 예상보다는 높게 책정되었다. 물론 국산 전기차 특성상 보조금 산정 금액이 높다. EV5 롱레인지 2WD의 국고 보조금은 562만원, 그리고 서울시 지자체 보조금은 57만6000원이다. 취득세 감면 140만원을 감안하더라도 출고가는 4000만원을 넘어선 바 있다.

하지만 2026년 경쟁사 테슬라 모델Y의 가격 인하를 의식하며 차량 가격을 최대 280만 원 인하한다. 롱레인지 에어는 4,575만원에 시작하고, 취득세 감면을 미리 포함하면 차량 가격은 3천 800만원 초반대로 내려온다. 2026년 상반기부터는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며 실구매가는 더욱 차이가 줄어든다. 그렇게되면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와 비교할 때 가격 차이는 400만원 안팎으로 좁혀지고, 지역에 따라 EV5가 초기 비용을 역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EV5 상위 트림에 옵션을 추가하다보면 딱히 가성비 측면의 메리트는 쉽게 경험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아 EV5 롱레인지 에어 트림의 합리성이 궁금해진다. 해당 시승 차량은 스타일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기본 사양 그대로의 EV5 디자인이다. 외관은 기본형이라도 큰 아쉬움을 경험하기 어렵다. 전면 디자인의 중심이 엣지라인을 가로지르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특징인데, LED DRL이 기본 적용이다. 헤드램프 그래픽이 숨겨져 있고,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도 최소화한형상이라 기본적인 완성도가 준수해 보인다. 단, 실제 상위 트림 '어스'와 비교하면 또 차이점이 존재하긴 한다. 상위 트림은 양측 헤드램프 사이 중심부에도 LED 포지셔닝 램프가 추가된다는 점이다.

즉, 상위 트림은 전면부 LED 라이트가 하나로 연결된 형상이다. 기본형은 중심부가 끊겨져 있는 셈인데, 부연 설명이 없다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기본 LED 헤드램프도 상위 트림은 프로젝션 타입으로 변경되고, 순차점등식 방향지시등과 다이내믹 웰컴라이트를 포함한다. 마지막 차이점도 전면 디자인에서 들어나긴 한다. 어스 트림은 전후면 범퍼 하단부와 사이드및 휠아치 몰딩이 블랙 하이글로시 컬러다. 기본형은 일반 플라스틱 컬러로 보인다.

휠은 주행거리에 관여하므로 18인치가 표준 적용된다. 개인적으로 옵션 휠보다는 기본형의 디자인도 꽤나 준수한 것 같다. 기본형도 A필러와 D필러 마감을 통한 플로팅 루프 스타일이나 로커패널의 가니시 몰딩,플러시 도어 핸들 등 완성도가 높다. LED 테일라이트 역시 동일하게 적용되는 모습이다. 참고로 스타일 패키지를 89만원에 추가하면 LED 센터 포지셔닝 램프와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순차점등 방향자시등과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가 적용되는데, 블랙 하이그로시 몰딩은 어스 트림을 이상을 선택해야만 해당된다.

실내 공간이다. 전기차는 대체적으로 동급 차종보다 기본 옵션 수준이 풍부한 편이다. EV5 역시 12.3인치 풀 컬러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 그리고 공조 스크린까지 디지털 UI가 기본 채택된다. 시트는 바이오 인조가죽 소재, 열선 기능을 포함하며 2존 풀오토 에어컨과 오토 디포그가 적용된다. 그 밖에 하이패스와 오토라이트, 레인센서, 열선 스티어링 휠, 애프터 블로우 등 편의 장비를 포함한다. 센터 콘솔은 다층 구조와 접이식 컵홀더로 실용성을 높혔고, 변속기는 우측 칼럼레버 하단에 배치하여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사실 시승차량은 온전한 기본형은 아니다. 총 2가지 패지지 옵션을 포함하며, 우선 138만원 상당의 모니터링 패키지가 있다. 서라운드 뷰 카메라와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2, 주차 추돌 방지 보조 기능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 옵션은 134만원의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 고속도로 주행보조 2와 운전자 주의 카메라, 후측방 경보 등으로 구성된다. 참고로 EV5 기본형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보조 1을 지원하기 때문에 ADAS 기능 자체가 부족하진 않다. 주행보조 2는 진입차량 인식과 대응 범위가 더욱 넓어 안전하고도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 SUV인 만큼 실내 공간에 대한 여유는 확실했다. 2열 레그룸이 평탄하게 마감되어 있고, 전고가 높아지는 만큼 헤드룸에 대한 부담도 없다. 기본 편의옵션으로 2열 에어벤트를 포함한다. 그리고 슬라이딩 방식의 수납공간이 제공되고, 상단부를 간단한 트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는 수동 개방식, 실내 V2L이 기본 적용된다. 그리고 2열 시트 폴딩& 다이브 기능으로 공간을 평평하게 확장할 수 있다. 참고로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와 2열 열선 시트는 1열 파워&통풍 시트와 묶인 '컴포트' 패키지로 138만원에 적용 가능하다.

시승 차량은 기아 EV5 롱레인지 싱글모터 에어 트림이다. 출시 당시는 단일 트림 구성이었다. 160kW급 구동 모터가 전륜에 배치되며, 단순환산 최고 출력은 214.6hp 최대 토크 30.1kg.m 수준이다. 롱레인지 트림은 81.4 kWh 급 리튬 이온 NCM 배터리가 탑재되며, 공차중량은 대략 2.0t 내외다. 복합 인증 주행거리는 460km이다.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가격 인하와 함께, 스탠다드 싱글모터 트림과 롱레인지 듀얼 모터가 신설된다. 스탠다드 트림은 60.3kWh 배터리가 적용되면서 항속거리는 335km로 감소한다. 가격은 265만원 저렴하다.

EV5의 주행감각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다만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편차는 크겠다. 승차감에 관해 언급하자면 국산 SUV치고 단단한 편이다. 스포티지 등 동급 SUV에 비해 차체가 300Kg 이상 무겁다 보니, 서스펜션 감쇄력을 꽤나 높게 세팅했다. 기존 국산 SUV처럼 유연하게 세팅한다면, 높은 하중으로 인해 앞뒤 흔들림을 유발하고, 곧 불쾌한 승차감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이도저도 아닌 감각이 들 수 있는데, EV5는 확실하게 단단했다. 덕분에 차체 움직임이 기민하면서도 속력을 올려도 불안감이 적다.

결과적으로 준중형 SUV치고는 기민한 주행 감각이 나타났다. 반면 요철에 대한 대응은 꽤나 강한 충격과 소음이 올라오는 편이고, 마찬가지로 방지턱이나 비포장도로에서는 승차감이 딱딱하다. 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부드러움이 감소한 셈인데, 사실 EV5를 패밀리 SUV 장르로 구분한다면 부드러운 편이 더 선호도가 높긴 하다. 결국 취향의 차이다. 핸들링 반응은 약간의 언더스티어 편향, 무게감도 평범하게 가볍다. 물론 드라이브 모드 설정을 통해 무게감을 조율할 수 있으며 EV5의 경우 랙 타입 파워 스티어링이 표준이다.

반면 정숙성 측면에서는 내연기관이 전기차를 물리적으로 이길 수 없다. 고출력 모터의 출력 자체도 넉넉한 편이고, 반응성과 가속성은 당연지사 전동모터의 장점이다. 그리고 페달 반응도 어느정도 완만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도 초기 전기차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이 적용되어 부드러운 에너지 회수는 물론, 주행 편의도 도와준다. 고속에서의 안정성이나 정숙성 역시 준수했고, 시승 차량은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를 포함하지만 기본 ADAS 자체도 동급 SUV의 기본 모델에 비해 탄탄하게 구성된다.

요점 중 하나인 전비는 못해도 7.5km/kWh를 넘어서는 모습이었다. 복합 인증 전비가 5km/kWh 수준이고, 그에 따른 주행거리가 460km이니 실주행 거리 500km는 넉넉해 보인다. 다만 도심 위주의 주행이라서 고속 주행시 평균 전비는 보다 낮게 계측될 가능성이 높다. 충전 시간의 경우 최고 350kW급 급속 충전으로 10% 에서 80%까지 대략 30분이 소요된다. 하나, 일반적으로는 완속 충전기를 활용하게 된다. 정말 대략적으로 계산해 볼 때, 완속 충전 기준 2만 km를 운행하면 동급 하이브리드 SUV대비 유류비 부담을 100만원 가량 절감한다.

전체적으로 전기차답게 주행 기본기는 훌륭했다. 기본적인 ADAS와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완성도 역시 훌륭한 반면, 편의 옵션 자체는 조금 더 풍부하게 구성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1열 전동 시트가 빠지더라도 통풍 시트 정도는 기본화 했다면 경쟁력은 훨씬 긍정적이었을 듯 보인다. 평균적으로 연간 주행거리를 1.5만 Km라 계산한다면 총 소유비용 측면에서 하이브리드 SUV대비 독보적인 메리트는 없다. 더욱 합리적인 예산으로 유지하고자 한다면 시승차에 적용된 모니터링이나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는 삭제하고, 연간 주행거리가 더욱 긴 편이 유리해 보인다.

반면 전기차의 직관적인 주행 질감이나 안정성을 선호한다면 EV5는 그 중 합리적인 선택지가 되긴 한다. 여건에 따라 스탠다드 배터리를 선택한다면 구매 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고, 도심 주행 위주일 수록 유지비 차이는 더욱 확대된다. 실내 V2L과 2열 시트 폴드&다이브 펫 모드 같은 전기차의 특화 사양을 잘 활용한다면 내연기관 SUV나 여타 전기차와는 차별화된 공간과 실용성을 느껴볼 수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기본형을 구매한다 하더라도 외관상으로는 큰 차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EV5 엔트리 트림의 매력을 더욱 높여주는 요인이었다.

기아 EV5 롱레인지의 엔트리 트림을 시승했다. 기본 사양을 선택하더라도 기아 EV라인업 고유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누릴 수 있으며, 여유로운 공간과 최신 인터페이스를 경험할 수 있다. 에어 트림은 EV5 풀옵션 모델의 호화로운 장비를 찾아볼 수 없지만, 나름대로 일반 SUV만큼 합리적인 소유비용을 제시한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는 더욱 저렴하고, 전기차만의 주행성이나 실용성은 부가가치가 분명했다. 사실 전기차만의 감성을 고수한다면 테슬라라는 강력한 대안이 존재하지만, 그럭저럭 경제성과 실용성을 모두 노린다면 EV5도 좋은 선택지가 맞다.

글/사진: 유현태




전문가 평가

89.3
  • 90 파워트레인
  • 90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95 안전성
  • 95 최신 기술
  • 85 가격 & 실용성
  • 85 기타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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