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투스카니 가솔린

종합평가

"낡았지만 여전히 드라이버 키우는 명차"

Y2K의 이듬해인 2001년. 저는 고등학생이었어요. ‘택트’ 살 돈도 없는 찌질이. 그런데 현대가 티뷰론 후속으로 투스카니를 만들었습니다. TV에서는 까만 구준엽 씨가 검은 투카에 빙의해 마구 달려댔죠. 미칠 것 같았습니다. 갖고 싶어서. 결국 대학에 들어가자 마자 계약, 5년 가까이 탔습니다. 지금까지 품에 들였던 18대의 애마 가운데 제일 오래 보유했어요. 그만큼 완성도 높았습니다. 자연스레 만족도도 높았죠. 이렇듯 워낙 좋아했던 차인 까닭에 지금부터 편향된 시각으로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대신 정보의 깊이 면에서는 다른 차보다 한결 긍정적일 거예요.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공도 수퍼카는 BMW M3(E46)였습니다. 값이 9,500만원이었던 기억.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물가상승률(화폐가치하락률) 생각해 보세요. 진짜 비싼 차였습니다. 반면 투스카니는 GT 기본이 1,400만원 대부터 출발했습니다. 나중에 추가된 GL 기본은 1,100만원 대였죠. M3의 12%도 안 되는 값. 알바나 과외 열심히 뛰면 살 수 있는 차. 파격적인 가격 만으로도 젊은이의 드림카가 될 만한 기본 자질을 갖춘 거였습니다.

15년 넘게 시간이 흘렀네요. 이제는 드림카는커녕 누구도 눈길 주지 않는 구닥다리 신세입니다. 뒤 펜더에서는 녹이 피고 운전석에는 대개 ‘외노자’가 있죠. 이제는 은반사 ‘Castrol’ 스티커가 어색하지 않은 처지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기회입니다. 꿈꾸었던 차를 살 수 있는 기회요. 천대 받는 현실 탓에 중고차 시장에서 100만원 선에도 살 수 있게 됐거든요. 5만원짜리 20장만 내면 투스카니가 여러분의 것이 된다는 말입니다.

차가 썩었을지언정 운전 재미는 최신형 자동차에 밀리지 않습니다. 보디 강성이 든든하고 핸들링과 회두성이 웬만한 유럽차 저리가라지요. 케이블식 스로틀 보디와 유압식 스티어링은 원초적이기까지 합니다. 이거 사면 ‘언더백 레이스’에 나가거나 산길에서 이리 쿵 저리 쿵하며 운전 실력 키우기에 으뜸입니다.

자, 고작 100만원입니다. 자신이 자동차 마니아를 자처한다면 전자장비 듬뿍 담긴 최신형 모델보다 드라이버를 키우는 머신을 삽시다. 그게 바로 투스카니입니다. 시장에서 멸종되기 전에 얼른 지릅시다. 여러분께 아련한 추억과 더불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테니.

총 평점2.5
엔카 고객 댓글 13

안심하세요!

투스카니, 혹시 이런 게 고민이세요?
Q. 고질병이 뭔가요?
Q. GL 기본/고급형 살 때 유의점은?
Q. 2.0 6단 수동 모델은 어때요?
Q. ‘스포츠카 할증’ 붙나요?
Q. 엘리사는 어때요?

디자인

"생김새만큼은 진정한 스포츠카"평점4.0
  • 외부 디자인1
  • 외부 디자인2
  • 내부 디자인1

정통 쿠페 스타일. 아반떼 XD와 플랫폼을 공유했지만 외관 만으로는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디자인 틀이 다르죠. 예를 들어 최근의 K3 쿱이나 아반떼 쿠페(MD)는 세단에서 문만 두 개 뗀 듯하잖아요?

성능

"가속형 기어비와 좋은 섀시"평점4.0
장점, 단점

최고출력138~175마력

-

-

가솔린 4기통의 베타 2.0과 V6 델타 2.7 두 가지 엔진 품었습니다. 변속기는 2.0의 경우 5단 수동을 기본으로 6단 수동과 4단 자동(쓰레기), 엘리사로 일컬어진 2.7은 아이치제 6단 수동과 4단 자동(쓰레기)이 물렸습니다.

안전·편의

"바이크보다 안전한 데서 위안을"평점1.5
장점, 단점

에어백0개 기본

가죽시트옵션

-

15년 넘은 차, 그것도 스포츠 모델에서 안전을 기대하는 거 자체가 무리입니다. GL 기본형과 고급형에는 에어백이 한 개도 없었고 GT 기본은 운전석만, GT 고급부터 조수석 에어백이 들어갈 정도로 안전에 인색했습니다.

크기·공간

"의외인 트렁크 쓰임새"평점2.5
이미지 없음
  • 휠베이스 2,530mm
  • 길이 4,395mm
이미지 없음
  • 너비 1,760mm
  • 높이 1,330mm
차량 크기,공간
  • 실내공간 L
  • 트렁크공간 L

소형 쿠페 사이즈예요. 길이×너비×높이 4,395×1,760×1,330mm로 최신 준중형 쿠페 K3 쿱(4,530×1,780×1,410mm)보다 확실히 콤팩트합니다. 그래도 운전할 때는 앉을 만합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앞뒤 이동 거리가 길고 T자형 대시보드 덕에 무릎 쪽이 끼지 않아요.

유지·관리

"유지 관점에서는 2.7보다 2.0이 우월"평점2.5
장점

실연비9~11km/L

베타 엔진내구성 우수

보증기간종료

2.0 VVT 수동은 11km/L 정도 나옵니다. 2.7 엘리사 수동은 9km/L 수준. 둘 다 기어비가 워낙 짧고 최종감속비도 높아 생긴 결과. 특히 델타 엔진은 유독 효율이 나쁘다는 걸 기억하세요. 여기에 4단 AT까지 물려 있다면 처참합니다.

결함·문제점

"리콜 및 무상수리 -"평점2.0

리콜이나 무상수리 얘기는 패스. 현 시점에서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요. 가장 중대한 문제는 뒤 펜더가 썩는 겁니다. 구조적으로 뒤 펜더 안쪽에서 배수가 잘 안 되고 방청 수준도 낮아 서서히 부식되는 것.

가격

"가치에 비해 확실히 저렴한 가격"평점5.0

출시 초기에는 1,400만원 대 ‘GT 기본’이 엔트리였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자 GL 등급이 추가됐습니다. 이로써 가장 저가 트림인 ‘GL 기본’은 고작 1,100만원 대였어요. 대신 흔해 빠진 ABS도, 에어백도, 안개등도 없었고 심지어 바퀴는 15인치 스틸휠이었죠.

  • 신차가 1,179 ~ 2,427 만원
  • 중고가 ~ 만원

댓글 13개

평점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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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ls****** 님

    엘리사 6단 아이신 수동의 오독오독한 변속맛은 평생 못잊음. 고질병도 많고 이상한 튜닝도 많아서 얼마 안되는 속도에 목숨을 걸어야할때도 있고 멈춰 있을때도 트렁크가 2도어 쿠페 고유의 형태인데 꽤 무거움 근데 이거 지탱해주는 유압(?)인지 암튼 실린더 같은게 잘 고장남. 보통 사용중에만 고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차주들은 이걸 단두대 증상이라고 불렀음... 물건을 꺼낼때도 목숨을 내놓아야함.

    2023-07-07 오후 11:39
  • kei***** 님

    사회 생활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산 차였음 2004년에 페이스리프트 되었는데 페라리 모데나를 닮은 앞 범퍼 디자인으로 리틀 페라리라고 불리웠음 당시 디자인으로서는 외국에서도 호평이 자자했음 결혼하고 애가 생기면서 어쩔 수 없이 처분했는데 감가가 너무 심해서 깜놀했던 기억이 ㅠㅜ

    2022-10-01 오전 11:56
  • kjh**** 님

    아니 시승기에서 저걸왜 아우디 랑 비교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04-20 오전 09:33
  • stp***** 님

    레전드차....뭔가 옛날 현대갬성

    2020-12-08 오후 04:00
  • kca**** 님

    현재 31살입니다..... 옜날 엘리 수동의 감성을 못버려 싹털 경기차로 한대 입양했네요 수리중에 있습니다. .. . . .

    2020-08-27 오후 02:31
  • car******** 님

    과거 현대의 차량중 그당시 성능,디자인 제일 잘만든차는 투스카니 입니다. 특히 2.0 메뉴얼 NA 튜닝은 인정함. 2.7 엘리사 오토는 쓰래기 ㅋㅋㅋㅋ 엘리사는 2.7 수동이 최고였음.!

    2020-02-13 오후 07:18
  • ter********* 님

    다른건 몰라도 내가 타본 국산차 중 재미와 기본기는 최고 수준

    2018-03-16 오후 08:44
  • ama***** 님

    내가 왜 엘리사 수동을 팔았을까 왜 팔았을까 왜 그랬을까...요즘도 자기 전에 후회합니다.

    2018-02-08 오후 11:02
  • jjk**** 님

    평가가 아니라 질문입니다 오일 점도에 따라 VVT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지요. 이런말이 있는데 오일 점도는 몇이 좋은가요?^^

    2017-10-05 오후 05:29
  • fft*** 님

    국산차중엔 이만한 재미를 주는 차가 없다

    2017-09-16 오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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